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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Life

랜 툴 없이 거실 방 인터넷 분배하기 1

  거실에서 인터넷을 쓰다가 컴퓨터를 방으로 옮기면서 인터넷 선을 방으로 넣는 작업을 했습니다. 인터넷 기사님을 부를 상황이 못돼 셀프로 인터넷 선을 분배합니다.


  계획은 이렇습니다.

  단자함에서 나온 랜선이 거실로 들어갑니다. 거실에 공유기를 두고 공유기에서 나온 선이 다시 거실로 들어왔던 선의 예비 가닥을 통해 다시 단자함으로 돌아가고, 단자함에서 방으로 선이 들어가는 구조로 인터넷을 분배합니다. 랜선 UTP 케이블의 8가닥 중 4가닥만 실제로 쓰이고 4가닥은 예비로 남아있기 때문에 가능한 방법니다. 이걸 랜선 배따기라고도 합니다.


랜선 배따기를 위한 도면을 작성합니다. 파워포인트는 아주 좋은 그리기 툴입니다.







  청등녹갈회, 백적흑황자. 군대에서 배운 케이블 색 용어를 아직 기억하고 있네요. 랜선에서는 백등, 등(주황)을 송신으로, 백녹, 녹을 수신으로 사용합니다. 백청, 청, 백갈, 갈 선은 예비선으로, 아무 신호가 없기 때문에 이 선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인터넷 선의 백등, 등, 백녹, 녹은 그대로 공유기로 들어가도록 하고, 공유기에서 분배되어 나오는 등색과 녹색의 선을 단자함에서 거실로 들어오는 선의 예비 가닥인 청색과 갈색 선을 통해 단자함까지 연결 합니다. 단자함에서는 이 청색과 갈색 선을 방으로 들어가는 선의 등색과 녹색 선에 물려줌으로써 예비 가닥을 사용한 랜선 분배가 가능해집니다.


설계도면을 작성했으니 실제로 선을 연결해줄 차례입니다.


준비물: 랜선 3개, 니퍼, 절연 테이프


RJ-45로 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랜선을 잘라서 활용하기 때문에 랜 툴은 필요없습니다. 랜선과 니퍼, 테이프면 준비물은 충분합니다. 우선은 단자함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신발장에 있는 단자함을 열었더니 무척 당황스럽네요. 우선은 110블럭이 하나밖에 없습니다. 원래대로라면 블럭이 단자함에 모이는 랜선의 가닥 수만큼 존재하여 각 경로로 나가는 랜선은 블럭의 하단에 연결되고 블럭의 상단에서 선 연결을 통해 분배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단자함 내부가 위 사진처럼 되어있네요. 더욱 가관인 것은 블럭이 하나뿐이라고 하더라도 블럭하단에 거실과 방으로 들어가는 랜선이 물려져 있고 들어오는 인터넷 선은 블록 상단에 물려져 있어야 하는데 위의 사진처럼 되어있습니다. 방으로 들어가는 쪽은 그대로 있는데 거실로 들어가는 랜선이 잘려져 있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인터넷 선과 바로 결선되어 있네요. 이렇게 해야만 한 사정이라도 있었나 하는 생각을 한참 했습니다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입니다. 예전에 언젠가 아무리 무식한 인터넷 기사라도 110블럭을 건드리진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건드리는 사람이 있군요.


  단자함의 배선이 정상적으로 되어있다면 아래 작업은 할 필요없이 블럭의 상단에서 선만 추가로 도면처럼 연결해주면 됩니다.


  신발장 주변이 어두운 관계로 핸드폰과 패트병으로 조명을 만들고 작업을 했습니다. 



  블럭을 분리한 후 우선은 위와 같이 시도해봤습니다. 방으로 들어가는 랜선은 그대로 두고 남아있는 블럭의 단자 상단에 거실로 들어가는 랜선과 외부에서 들어오는 랜선의 송신 및 수신 선을 연결하고 그 위에 추가로 선을 더 꽂아서 열결이 되는지 테스트해봤습니다. 참고로, 110블럭의 상단에 선을 꽂을 때 쓰는 전용 도구가 있지만, 일반 가정집에서는 그런 도구가 있을 리가 없습니다. 이럴 땐 선을 끼우고 안쓰는 신용 카드나 비슷한 걸로 끝까지 꾹 눌러주면 잘 들어갑니다.


결과는 실패.


  블럭의 상단은 한 가닥만 제대로 꽂히며, 두 번째 가닥을 그 위에다 추가로 꽂으면 제대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선을 다시 떼어내봤더니 접촉되는 부분의 피복이 제대로 벗겨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 방법은 폐기하고 내키진 않지만 원래 단자함에 있던대로 바로 결선하기로 했습니다. 도면의 단자함 부분처럼 선을 연결하는 작업을 해줍니다.






여기까지 하고 좀 쉬어줍시다... 다음 포스트로 돌아오겠습니다.